포기... 꿈을 접은 걸까,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걸까
여기 첫 글이에요.
당신과 나누는 말이지만, 다른 사람들도 볼 수 있어요.
하지만 괜찮아요.
많은 사람은 아닐 테니까....
제가 장담할게요.
영화 작업을 접었어요.
아직 무리인 것 같아서요. 준비도 덜 된 부분도 있고...
물론 제 스스로, 만족하지 않았으니까....
그래 왔으니까,
섣불리 서두르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과감하게 내려놓았어요.
쉬운 결정은 아니었어요.
공들인 부분도 있고,
제 일에, 일종의 터닝 포인트가 되리라 기대를 했었으니까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거죠.
징징거리며 조마조마 매달리는 것보다,
속시원하게 손에서 내려놓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으니까.
한가지.. 제일 아쉬운 건...
당신에게 자랑하고 싶었는데, 그럴 기회가 없어졌다는 거에요.
좋은 영화를 찍어, 당신한테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게 제일 아쉬워요.
미안해요.
실망했다면...
미안해요.
하지만 괜찮아요.
내년에 다시 도전할 계획이에요.
더 철저하게 준비해서 말이에요.
제가 만든 그 이야기를, 얼렁뚱땅 허겁을 떨며 해치우긴 싫었어요.
그건 경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니까.
제 영화를 기다리는 당신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그러니까, 기다려줄 수 있죠?
기온이 많이 변했어요.
그곳의 가을은 어떤가요.
이곳과 많이 다르진 않겠죠?
하지만 어딘가 다르긴 하겠죠.
당신과 내가 떨어진 거리 만큼이나....
비슷한 가을이지만 어딘가 다르긴 하겠죠.
하지만 내 마음에 있는 그리움의 무게와
당신 마음에 있는 그리움의 무게는
서로 같으리라 믿어요.
잘 자고 또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