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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_시그리드 누네즈-리뷰

26년 예순아홉 번째 책. ★★★☆ ❝문학의 악덕에는 치료제가 없는 것 같다. 감염된 이들은 거기서 더 이상 쾌락을 얻지 못한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버릇을 고치지 않는다. - W. G. 제발트 (70쪽)❞ 글도 쓰고 문학 강의도 하는 ‘나’는 최근에 선배이면서 스승이기도, 멘토이면서 연인이기도 했던 남자의 자살을 겪고 충격에 빠졌다. 와중에 그의 세 번째 부인으로부터 그가 키우던 개, ‘아폴로’를 맡게 된다. 늙은 개는 화자로 하여금 끊임없이 ‘그’의 기억을 곱씹게 만든다. 고인이 된 연인의 개를 보살피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상실과 애도, 위로, 사랑과 이별, 삶과 죽음, 젊음과 노화, 죽어감, 예술과 문학에 대한 사유가 다양하게 펼쳐진다. 애초에 상상했던, 인간과 개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었는데 난 오히..

꽃을 읽기_책 2026.08.23

지켜야 할 세계_문경민-리뷰

26년 예순여덟 번째 책. ★★★☆ 환갑을 앞두고 때 아닌 죽음을 맞은 국어교사 ‘정윤옥’의 삶을 그린다. 교사로서 윤옥은 투사에 가깝다. 전교조 가입으로 해임됐다가 복직했으며, 교육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원대한 꿈을 함께 품었던 동료가 육욕에 굴복하고 돈과 명예에 변절하는 동안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동료 교사들과 친밀한 우정을 나누지 못하는 단단하고 꼿꼿한 원칙주의자고, 거의 모험에 가까운 수업으로 학부모들의 원성을 듣지만 무시할 정도로 배짱이 있다. 개인으로서 윤옥은 슬픈 가족사를 지닌 비운의 주인공이다. 뇌병변장애를 갖고 있는 동생 ‘지호’를 포기하는 엄마를 방관하고 어린 나이에 임신한 제자의 아이를 거두어 키운다. 정체가 모호한 시설에 떠맡겨진 동생을 지키지 못했다는 기억은 윤옥의 일생을 ..

꽃을 읽기_책 2026.08.18

그해 봄의 불확실성_시그리드 누네즈-리뷰

26년 예순일곱 번째 책. ★★★☆ 몇 년 전, 전 세계를 얼어붙게 만든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무대로 한다. ‘얼어붙게 만든’이라는 표현은 (돌이켜 보면) 전혀 과장이 아니다. 말 그대로였다는 걸 모두가 안다. 작품은 그 시기를 지나는 한 개인(아마도 작가 자신)의 사적인 기록이다. 친구의 지인 집에 머물며 홀로 남은 앵무새를 돌보게 된 이야기를 기둥으로 남성과 여성, 문학과 예술, 글쓰기, 삶과 죽음, 유머의 힘, 선과 악, 타 생명체에 대한 예의와 책임감, 환경 문제 등에 대한 작가의 사유가 다양하게 흘러나온다.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체에 대한 윤리 의식에 대한 저자의 생각에 깊이 공감했다. 이슈는 곧바로 환경 문제로 이어지고, 환경 운동이 어떻게 좌파의 이데올로기가 되었는지 설파한 ‘데릭 젠..

꽃을 읽기_책 2026.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