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oment of the Rose and the moment of the Yew Tree are of equal duration.❞ 장미의 시간과 주목의 시간은 같다. -T. S. 엘리엇 이 작품을 읽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랬다. ‘김금희’가 이런 작품도 쓸 수 있구나.김금희의 재발견이랄까. 그냥 그런, 흔한 작가였는 줄 알았는데, 그 역량에 새삼 감탄하게 된다. 일단 스케일이 크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시간대에 다양한 인물, 다양한 사건을 배치해 사슬을 엮듯이 촘촘한 서사를 엮어낸다. 과거의 사건에 주력하지만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결국은 미래를 지향하는 태도도 좋았다. 과거의 상처를 대범하게 마주하는 용기, 그 과정에서의 화해와 관용, 그 경험을 발판 삼은 성장과 성숙, 치유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