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한국과학문학상》에서 대상과 가작을 동시에 거머쥔 ‘김초엽’의 첫 작품집입니다. 동일인이 한 공모전에서 다른 부문에서의 동시 수상(은 대상, 은 가작)이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은 접어두고, 첫 발을 떼는 작가치고 대단한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SF 문학의 불모지라고 할 수 있는 이 땅에서, 편견임이 분명하지만, 그것도 이공계 전공자라니. 이쯤 되면 몹시 궁금해집니다. 언뜻 페미니즘 SF 문학계의 기수라고 추앙받는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James Tiptree Jr.)’를 연상하게 만드는 부분들이 더러 발견됩니다. 하지만 큰 문제는 아닙니다. 평소에 좋아했던 작가일 수도 있고 우연이라는 것도 있으니까요. 수록작 대부분이 비교적 명확한 서사를 가지고 있어 잘 읽힙니다. 작가는 이야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