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하며 오싹한 아홉 편의 단편이 실렸다. 작정하고 ‘호러’를 표방하고 있지는 않지만 충분히 스산하다. 한편으로는 ‘환상성’을 적극 수용하여 성인을 위한 동화처럼 읽히기도 한다. 노골적이 않고 서서히 조여드는 긴장감이 일품이다. 서사의 매끄러운 흐름을 타고 이어지는 결말은 ‘탄력’이 느껴진다. 평범한 일상에 도사린 비틀린 욕망을 보여주며 현대인들의 당위성 없는 폭력을 고발하는 창 너머 겨울>, 끔찍한 가족사를 빌어 가정 내 폭력적인 여성성을 고발하는 라라네>, 모호한 이야기지만 영화적인 상상력으로 시종일관 긴장을 놓칠 수 없었던 근린>, ‘라푼젤’과 ‘인어공주’를 뒤섞어 놓은 듯한 나리 이야기>, 과잉된 남성성의 허(虛)를 ‘소’라는 동물에 전도시켜 보여주는 어느 작은>, 임신과 출산 과정에 도사린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