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간적 배경이 모호한 어느 마을. 과거에 감쪽같이 사라진 아이들이 12년 후 동짓날 돌아온다. 그동안의 기억은 전무한 상태.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시작은 좋다. 시작이 좋다는 건 아이디어가 좋았다는 뜻이다. 10년이 넘게 행방이 묘연했다가 갑자기 다시 돌아온 아이들. 기억의 공백. 그리고 일 년 중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짓날이라는 소재는 충분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그게 전부다. 일단 ‘사라졌다가 돌아온 아이들’이라는 소재에 대해 작가가 어떻게 접근하고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에 따라 이야기의 운명이 정해진다. 현실적인 범죄(유괴 같은)냐, 초자연적인 실종이냐. 미스터리냐, 호러냐. 작가의 선택은 어떨까. 작가는 호러로 푼다. 그런데 안 무섭다. 이야기가 황당하고 빈약하다. 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