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소설 3

홀리_스티븐 킹-리뷰

경험 많은 노작가+대작가가 할 수 있는 건 다 한 것 같다. 스릴러와 호러, 미스터리, 고어(gore)를 능숙하게 배제하면서도 상상하게 만들어 몸서리치게 만드는 인질극까지. 익숙하면서도 새롭다. 캐릭터들은 인간적인 매력을 지녔고 상호 간의 앙상블도 보기 좋다. 적당히 공감은 가지만 호감은 줄 수 없는 악당까지. 이야기의 리듬도 좋고 긴장감을 한껏 끌어올리다가도 어느 한 순간 숨통을 틔워주는 완급과 균형도 좋다. 이런 구성은 말 할 것 없고, 장면들마다 취사선택을 위해 심사숙고를 거친 태가 나, 어느 하나 낭비가 없어 보인다. 사실 스티븐 킹의 소설에 완성도 어쩌고 하는 게 불필요한 일이지 않을까. 작가의 재능이 돋보였단 말도 필요없지 않을까. 그냥 ‘재확인’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할 듯. 개인적인 ..

꽃을 읽기_책 2025.04.28

나의 작은 무법자_크리스 휘타커-리뷰

읽는 데 여드레가 걸렸다. 재미가 없었다는 얘기. 이야기에 호기심이 생기지 않는다. 인물들은 과장되고 구성은 산만하여 집약도가 떨어진다. 긴장감이 결여된 이야기는 그냥 지루하다. 이야기 자체만 봐도 구태의연하다. 폼만 잡는 인물들에겐 절실한 동기가 없다. 개연성도 부족하다. 상황에 당연히 해야 할 행동을 하지 않고, 딱히 해야 할 당위가 없는 행동들을 한다. 이야기 거리는 많은 편이지만 무엇 하나 추진력을 주질 못한다. 두 명의 주인공이 문제일까, 싶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 그냥, 작가가 이야기를 다루는 데 서툴러 보인다.

꽃을 읽기_책 2025.04.28

잠자는 살인_Sleeping Murder-1976

❝저 엉거시풀만 해도 어찌나 지독하게 안 뽑히는… 그 뿌리가 땅속 깊숙이 뻗어 있기 때문이에요. 아주 깊숙이, 흙 속으로 계속 뻗어나가는 거죠.” “예. 그 말씀이 맞습니다.” 경감이 대꾸했다. “아주 깊숙이 멀리… 멀리… 옛날까지 뻗어나가 있는 거죠. 이번 살인사건 말입니다. 18년 동안.”“아마 그보다 더 오랜 옛날부터였는지도 모르지요.” 마플양이 그의 말을 이어받았다. (269쪽)❞  애거서 크리스티 다시 읽기. 스물한 번째.  ‘그웬다’와 ‘자일즈’는 뉴질랜드에서 막 결혼해 영국에 정착하려는 신혼부부다. 해외 출장 중인 자일즈를 대신해 영국 남부 해변 마을 ‘딜머스’에서 적당한 집을 찾은 그웬다. 하지만 생전 처음 본 장소에서 이상한 기시감이 그녀를 압도한다. 거실에서 식당으로 가는 길의 가려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