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새 중견이 된, 김성중의 작품집. 여덟 편의 단편이 실렸다. 첫 작품인 레오니>에 나오는 가족은 마치 거대한 나무 같다. 가지들은 사방으로 뻗어 있어 동쪽으로 뻗은 가지는 서쪽으로 뻗은 가지를 마주할 수 없다. 병들어 시든 가지도 있고 파릇파릇하니 물기로 팽팽한 가지도 있다. 대부분, 그럭저럭 건강하니 전체적으로 보기 좋은 나무다. 먼 과거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 같은 작품이다. 아름답게 보이고 애잔한 감상을 남긴다. 작가가 가족의 전통적인 가치를 말하려 했을까. 작품집 첫 머리에 어울리는 대중적이고 가벼운 소품처럼 읽힌다. 에디 혹은 애슐리>는 무척 도발적인 작품으로 읽힌다. 작가는 ‘젠더’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기를 멈출 것을 권하는 것 같다. 젠더의 영역에서 벗어나 그저 ‘나’와 ‘너’의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