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수정 2

우리에게 없는 밤_위수정-리뷰

책을 읽은 지 석 달이 지난 후에 뭔가를 적으려니,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장편소설이면 그럭저럭 감상을 추릴 수 있겠으나 열 편의 단편이 실린 소설집은 그러기가 쉽지 않다. 일단 올해 첫 책으로 읽은 작가의 첫 소설집, ≪은의 세계≫와는 많이 달랐다고는 말할 수 있다. 전작이 모호하고 불친절했다면, 이 책은 대체적으로 이야기의 윤곽이 잘 보였다. 어떤 이야기인지 대략 잘 보였다는 말. (그럼에도 말미에 실린 단편 세 편은 여전히 모호했다) 편편이 감상을 적기 위해서 다시 읽어야 할까. 그럴 생각도 했으나 굳이? 이 책으로 시험을 치를 거면 몰라도. 기억을 더듬어 인상적이었던(느낌의 잔재나마 건질 수 있는) 작품들을 적어보자면… 영원한 이인자의 열등감과 시기심을 보여주며 자신을 좀 더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

꽃을 읽기_책 2025.04.15

은의 세계_위수정-리뷰

여덟 편의 중단편이 실려 있는데 작가의 신춘문예 등단작인 중편, 무덤이 조금씩>이 수록된 걸 보면 작가의 첫 소설집인 듯하다.  새해 첫 소설인데 된통 걸렸다. 편편이 어렵다. 불친절하다고도 할 수 있겠는데 다른 독자는 여백이 많다고도 할 수 있겠다. 감정을 알 수 없는 인물들, 개연성 떨어지고 산발적이며 일관성 없는 사건들, 울퉁불퉁 매끄럽지 않은 진행, 툭 툭 끊어지는 구성과 모호한 결말.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긴장을 하긴 했는데, 이게 이야기 자체가 주는 긴장감인지, 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이러나 싶은, 그 끝을 확인하고 싶은 독자로서의 조마조마한 마음인지는 도통 모르겠다. 어둡고 시니컬한 분위기에 현실을 초월한, 꿈을 꾸듯 몽롱한 감각엔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이 보이지만, 이야기 속으로 독자들을 ..

꽃을 읽기_책 2025.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