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퀀스를 쪼개 섞어 이어붙인 만듦새는 조각보 공예품, 내지는 거대한 모자이크화(-畵) 같다. 멀리서 봐야 잘 보인다. 이야기 전달에 대사보다 노래에 더 의존하는 면에서는 한 편의 오페라 같기도 하다. 와 라는 제목의 두 편의 짧은 영화를 붙여 만든 영화(라고 한)다.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단어는 ‘폭력’이다. 폭압적인 부친이 등장하고 그것을 감내하는 가족들이 나온다. 폭력의 원인이 뭔지, 가정의 나머지 구성원들이 어떻게 그것을 견디는지 영화는 설명하지 않는다. 카메라는 마치 내 알 바 아니라는 듯 냉정하다. 인물들은 때때로 시선 밖에 방치된다. ‘가부장의 폭력’의 대척점에 있는 모성을 일방적으로 찬양하지도 않는다. 이런 무심함은 가정폭력에 대한 사회적 시선, 그리고 가족들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취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