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미’는 의미없는 폭력과 기상천외한 미친 짓으로 어렸을 때부터 유명했다. 그런 언니를 둔 덕에 화자인 ‘전수영’은 부모의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우그러지고 찌그러진 채 살아왔다. 그러므로 생존을 위해,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 나름의 방식을 찾아야 했다. 수영은 ‘세상 모든 곳의 전수미’가 아니라 ‘세상의 모든 전수미’들을 식별하고 피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했다. 하지만 동시에 수영은 ‘자신 안의 전수미’를 발견하기에 이른다. ‘악의’에 대한 이야기로 읽힌다.작품 속엔 여러 형태의 악의가 나온다. 적극적인 악의, 소극적인 악의, 결과로서의 악의, 기타 등등. 결과로서의 악의는 약간 억울한 점도 있으나, 결과가 이런데 넌 전혀 의도하지 않았다고? 이렇게 따지면 할 말은 없다. 그도 그런 게 무의식이란 게 있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