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인 ‘엘리너’는 ‘괴짜’라는 한 단어로 정의할 수 없는 인물이다. 근면하지만 성실하지는 않고 왠지 외롭고 딱해 보여 손을 내밀고 싶지만 선뜻 그러기 어려운 인물. 주기적으로 술을 마시지만 심각한 알코올 의존증이 있는 것처럼은 보이지는 않고 정해진 루틴에서 한 치도 벗어남 없는 인생을 사는 사람. 재미있거나 유쾌한 사람도 아니고, 매력이 아예 없지는 않겠지만 타인들에게 쉽게 자신을 어필할 ‘뭔가’가 없는 사람. 선천적인 장애는 없지만 어떤 사고에서 연유된 듯 얼굴의 상처를 주홍 글씨 품듯 살고 있는 사람. 주 중에 정해진 날, 정해진 시각에 엄마와 통화를 하는데, 그게 영 쓴 약 삼키듯 해버려 뭔가 있지 싶다. 엄마랑 연을 끊고 사는 건 맞는데 그렇다면 굳이 연락을 근근히 잇고 있는 것도 뭔가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