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의 결핍과 그늘을 안고 있어 자신 안에 스스로를 가둔 세 명의 고등학생들이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고 결국 성장한다는 이야기. 이들의 상처와 고통은 외부로부터 기인하여 자신이 어쩌지 못하는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부정과 의심, 상황에 대한 몰이해로 스스로를 모는(고통 속에 자신을 방치하는) 가학적인 측면도 있다. 내면이 튼튼하지도 않고 세상과 타협하는 방법을 배우지도 못한, 아직 십대의 그들은 서로가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도록 돕는데, 그 과정에서 인물들은 서로에게 엮이며 영향을 주고받는다. 작가는 자신의 어둠을 어쩌지 못할 때 타인의 손길(어둠을 문질러 빛이 새어나오게 만드는 손가락, 11쪽)이 필요함을, 그것에 다소 기대도 괜찮음을 이야기한다. 단어와 생각을 오랫동안 갖고 논 사람만이 빚어낼 수 있는 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