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자본과 시장 장악력에 따른, 소위 주류 문학계로 불리는 신춘문예 시장에 퀴어 소설로 첫 폭죽을 터뜨린 ‘김봉곤’을 만난 것도 기쁜 일이었지만, 여기 ‘박상영’이란 작가를 알게 된 것도 큰 행운이었습니다. 데뷔 작품은 그저 그런 이성애 서사였지만, 박상영은 퀴어들을 등장시켜 그들의 삶을 관찰한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라는 다소 긴 제목을 달고 있는 작가의 작품집은 퀴어소설을 비롯한 다양한 색깔의 작품들을 싣고 있습니다. 작품집의 포문을 여는 단편, 은 술술 잘 읽힙니다. ‘말발’이 좋은 친구가 청산유수로 쏟아내는 수다를 듣는 기분이 듭니다. 딱 넘치지 않을 만큼만 채운 술잔처럼 아슬아슬한 때에 절제된 감정이 작품의 전반적인 톤(t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