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과 혐오, 차별. 이런 이슈들로 소설을 써야지, 하고 작정했을 때 나올 수 있는 딱 그만큼의 이야기다. 그 이상은 없다. 평범하다. 평범하다 못해 지루하다. 지루한 건 문학작품으로서 죄는 아니다. 하지만 말도 안 되는 설정에 바보 같은 행동을 일삼는 인물들은 죄다. 그냥 못 쓴 거다. 파린 피부, 베트남 출신 엄마. 이런 소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면, 출판사가 그런 문구로 마케팅을 하고 책 표지에도 버젓이 그렇게 인쇄되어 있다면, 그 소재들로 갈등을 만들고 사건을 일으키고 이야기를 풀어야 한다. 그것들에 대한 결말을 보여줘야 옳다. 그게 (제대로 쓴) 소설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갈수록 산으로 간다. 파란 피부와 베트남 엄마는 어느새 잊힌다. 얼렁뚱땅 이주민 얘기로 넘어간다. 맥락이 비슷하다고? 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