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소설 2

나무좀_라일라 마르티네스-리뷰

할머니와 손녀가 교대로 화자로 나선다. 4대에 걸친 가족사가 펼쳐지는데 할머니는 주로 과거, 손녀는 현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푼다. 그들의 가족사를 주변으로 스페인의 근대사(프랑코 정부의 독재), 자본주의의 폭력, 핍박받는 여성의 삶, 계급, 가난과 억압 등의 이슈가 서사의 층위를 다양하게 한다. 200쪽 정도의 짧은 분량 안에 4대에 걸친 여자들의 삶이 효과적으로 전달된다. 이야기가 오랜 세월을 거슬러야 할 때, 반드시 대하소설이 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두 여자가 사는 집은 이야기의 공간적 배경이면서 비밀과 악의를 품은 또 하나의 중요한,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다. 어둠의 그늘이 곳곳에 도사리고 정체 모를 (초현실적인) 존재들이 출몰한다. 보통 사람들이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미래를 예지하는 할머..

꽃을 읽기_책 2024.12.11

기이한 이야기_메이 싱클레어-리뷰

제목처럼(원제는 Uncanny Stories) 불가사의하고 무시무시하고 신비로운 이야기 일곱 편이 실렸는데, ‘작정하고 호러’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하지만 처음 접하는 작가에 대한 호기심과 한 세기 전 작가가 누렸던 인기와 명성을 확인하고 싶다면 추천한다.  이 작품집엔 유령이 나오는 작품들(작가가 호러 장르를 의식하고 쓴 이야기들)이 몇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것들조차 독자들의 기대를 뛰어넘는데, 보통 유령, 귀신, 죽은자의 영혼 등은 보통 악의를 가지고 복수나 현실의 혼란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 등장하는 유령들은 성격이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징표>에는 남편의 곁을 떠나지 못하는 죽은 아내의 영혼이 나온다. 아내의 목적은 무뚝뚝하고 냉정한 남편이 생전에 자신을 사랑했음을, 짧았던..

꽃을 읽기_책 2024.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