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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도 사랑이 다시 찾아올까요_Playing For Keeps_2012-리뷰

달콤한 쿠키 2014. 1. 8. 19:48

 


당신에게도 사랑이 다시 찾아올까요? (2013)

Playing for Keeps 
7
감독
가브리엘 무치노
출연
제라드 버틀러, 제시카 비엘, 우마 서먼, 캐서린 제타 존스, 노아 로맥스
정보
로맨스/멜로, 드라마 | 미국 | 102 분 | 201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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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꽤 잘나갔던 축구선수인 George는, 현재 이혼남이며 실직 상태고 어떤 꿈도 계획도 없는 남자입니다. 그래도 얼굴 반반하고 몸매 좋은 게 장점이라면 장점이죠. 그러다 아주 우연한 기회(혹은 오지랖)로 어린 아들이 뛰는 학교 축구팀의 코치로 일자리를 얻게 됩니다. 운동으로 다져진 몸과 멋진 외모, 능란한 축구 기교는 금세 학생들과 학부모, 특히 아이들의 엄마들의 주의를 끌게 되고, 어떤 아빠의 후원까지 받게 만들어요. 조지의 인생에 제2의 전성기가 시작되려는 찰나, 한 여자와 다정하게 있는 모습을 아들에게 그만 들켜버리고 맙니다.

 

TV드라마에서 자주 써먹는 이야기입니다. 믿을 것이라곤 예쁘장한 얼굴뿐인 여주인공 주위로 남자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외모나 재력, 친절 등으로 유혹하다가 결국엔 진정한 사랑과 인생의 교훈을 전달하며 모두가 행복해진다는 해피엔딩의 흔한 드라마요.

이 영화도 그런 부류의 이야기와 별반 다를 바 없습니다. 실패의 쓴맛을 보고 있는 남자의 인생 역전 이야기죠. 보통 이런 이야기는 인생과 사랑에 대한 교훈을 주는 드라마를 토대로 주인공과 주변의 인물들이 엮어내는 로맨스와 유머가 펼쳐지기 마련이죠. 무슨 공식 같지만…… 맞아요. 공식입니다. 이런 종류의 이야기를 하면서 장르에 대한 관습을 깡그리 무시할 수 없는 거잖아요. 아주 독보적인 아이디어와 플롯으로 승부를 걸지 못한다면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에 오밀조밀한 디테일이 있어야 하죠.

 

하지만 이 영화는 그냥 평범합니다. ‘썩어도 준치’ 수준이 아니라 그냥 망작이죠. 로맨틱 코미디나 드라마로서 뻔한 이야기의 반복입니다. 새로운 것도 없고 동기도 부족하고, 갈등은 억지스러우며 등장인물 모두 그저 정해진 결말을 향해 꼭두각시처럼 말하고 움직이고 있어요. 그 결과 감동도 없고 재미도 없으며 이런 장르에서 기대하는 아기자기한 재미나 잘 다듬어진 캐릭터의 매력 따위는 약에 쓸래도 없게 되어버렸죠.

 

무엇보다 나쁜 건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여러 가지로 불편해진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여성 관객이라면 더욱 그렇겠죠. 조지라는 남자는 육체적인 매력과 잘나가던 축구선수였다는 이력 외엔 별 볼일 없는 남자예요. 가정적인 남자도 아니고 호색한에다가 아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방법도 모르는 사람이죠. 그런데도 여자들은 괜히 (마치 발정난 암캐들처럼) 주인공에게 들러붙고 (대체 왜?) 어떤 부유한 아빠조차 (축구팀 후원이 명목이라지만) 그에게 돈을 펑펑 쓰고, 이혼한 아내는 찌질한 남편에게 미련이 들기 시작하죠. 영화는 다른 캐릭터(대부분 여자 캐릭터)들에겐 신경도 쓰지 않습니다. 주인공이 조지라서가 아니라, 다른 인물들에 대해 영화가 관심도 애정도 없다는 것이 저절로 느껴지는 거죠.

 

바로 그런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조지가 좌절의 시기를 이겨내는 과정에서 다른 캐릭터들은 모두 들러리에 불과합니다. 오로지 조지를 위해 존재하고 그의 재기를 위해 희생되고 소모되다가 결국 버려지죠. 그러는 통에 도무지 주인공에게 애정을 주고 동감을 하며 감정이입할 마음이 하나도 생기지 않는다는 거죠.

 

캐스팅은 화려한 편입니다. 좋은 배우들이 왜 그런 영화에 출연했는지 궁금할 정도로요. 배우들이 아까워요. 이 영화가 그런대로 봐줄만한 것은 모두 배우들 덕이겠죠.

하지만 주인공 조지를 연기한 Gerard Burtler의 팬이라면 느낌이 저와 많이 다를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 배우의 팬이 아니라면) 굳이 이 영화까지 챙겨볼 이유는 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