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읽기_책

J 이야기_신경숙-리뷰

달콤한 쿠키 2014. 6. 22. 21:11

 


J 이야기

저자
신경숙 지음
출판사
마음산책 | 2002-08-0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낙서없이 본문 깨끗한 상태 양호한 책 입니다. 271쪽풍금이 있...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신경숙의 콩트집입니다. J라는 이니셜로 등장하는 여자 캐릭터가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짧은 이야기로 이루어진 작품집이지만, 연작 소설과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이 작품집을 읽으면 작가 신경숙의 또 다른 면을 볼 수 있습니다. 작가의 일련의 작품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거든요. 다소 가벼운 읽을거리로서, 각 작품의 길이도 아주 짧은 편이라, 책을 읽기 위해 만드는 시간이 너무나 궁색해 단편 길이의 소설도 부담스러운 분들에게 특히 좋은 작품집입니다.

 

이 작품집은 작가 신경숙에게 익숙한 독자들, 혹은 작가 신경숙에게 기대하는 바가 확실한 독자들에겐 다소 이질적일 수도 있습니다. 감정의 맨 밑바닥까지 긁어대는 치열함이나 전율의 정서 등, 신경숙, 하면 떠오르는 그런 독서 경험은 별로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작품집 안에 실린 이야기들이 경박하거나 하다는 말은 아닙니다. 솔직히 드러냄과 잔잔하지만 풍성한 감성, 때때로 마음을 울리는 문장들은 여전하니까요. 무엇보다 재미있고 잘 읽힙니다.

 

 

이야기 외적으로 이 작품집은 J라는 인물이 서서히 구축되어 가는 과정에 관한 글 모음이기도 합니다. 독자로서 전혀 낯선 인물을 알아가는 과정, 결국 J라는 인물이 친밀해지고 이야기책의 주인공이 아닌, 이웃집 여자나 주변의 친구나 동료, 아니면 알음알음으로 그저 ‘아는 여자’를 더 잘 알게 되는 과정 같은, 일상의 ‘친교’의 과정과 그 안의 설렘, 즐거움이 배어 있는 작품집이기도 합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작가의 신변잡기적인 일상들을 엿보는 기분이 듭니다. J가 곧 작가이고 J가 겪고 보고 들은 일들은 모두 작가 신경숙이 경험한 것들이라는 생각이 드니까요. 글을 쓰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입버릇 중의 하나가 자신이 경험한 것은 자신의 작품 안에 절대 그대로 쓰지 않는다는 말이라고 생각하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상상력도 결국은 자신의 경험과 기억을 양분 삼아 싹트는 거니까요.

 

그런 맥락에서 이 작품집은 작가 신경숙의 일기장일 수도 있겠다는, 그런 생각이 들어요. 때문에 이 작품집은 작가의 팬들에게 소소하지만 중요한 작품일 수도 있습니다. 남의 일기장을 훔쳐 읽는 것은 언제나 흥미로운 반면, 쉽게 생기는 기회가 아니니까요. 그런 면에서 이 작품집을, 작가가 마련한 일종의 팬 서비스라고 여기면 이 작품집의 존재가 너무 가벼워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