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덟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애도에 관한 이야기인 <박수기정 노을>과 <대추>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빈틈없이 꽉 찬 작품인 <자염>은 잊혀가는 ‘자염(煮鹽)’을 소재로 전통과 역사, 부자 간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 이 책의 백미이다. 서늘한 결말의 절박한 이야기인 <공가>도 좋다.
의료 사고 이후의 고통과 비극을 그린 <Baby in Car>, 지나친 반려견 사랑으로 붕괴된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는 <너의 찰스>는 작가의 당대 시의적인 시선을 볼 수 있었다. 표제작인 <아보카도>와 <지연>은 반전이 있는 TV단막극 같은 작품으로 ‘박경리’나 ‘박완서’의 단편을 떠올리게 한다.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단지 거대 출판사가 아니라서, 주류에 들지 못했기 때문에 이렇게 좋은 작가들과 작품들이 얼마나 묻혀 있는 걸까 생각하면 슬프다. ‘김미월’의 작품이었던가. ‘읽히지 않은 소설’을 소재로 한 단편이 생각난다. 소설을 읽는 독자로서 더 많은 작가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건 ‘자본의 횡포’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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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마지막 읽은 책이다.
작년 만큼 많이 읽지는 못 했는데,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시월 경부터 ‘독태기’가 찾아왔다는 사실. 하지만 그것도 중요한 건 아니고 잘 넘겼다는 거. 딱히 다른 걸 시도한 건 아니었고, 그냥 읽으며 기다렸던 것 같다. 따로 재미를 붙인 일도 없고 새롭게 도전할 일도 없으니 그럴 수밖에. 자리를 지켰다기보다 벗어날 수 없었다는 게 맞는 것 같은데, 참으로 무미한 삶이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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