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퀴어. 그들의 가족, 이웃들, 그리고 연인들. 고유의 속도로 제각각 흐르다가 반가이 만나기도, 다시 헤어지기도 하는 여러 갈래의 물줄기. 그것들이 이뤄내는 커다란 강. 햇빛에 반짝이는 수면 아래 뭐가 있을까. 먹히고 썩어가는 죽은 짐승은 생전에 어떤 꿈을 꾸었을까. 이 책을 읽자마자 적은 메모인데, 더 이상의 세세한 면을 기억하자니 어렵다. (읽은 지 두 달 가까이 지났다) 대단히 방대한 시간대를 아우른 소설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한 가족의 많은 구성원들이 나오는데 인물들이 많았던 것도 기억난다. 현실적인 공감이 가는 인물들도 있었고 동화 속의 인물처럼 캐리커처로 묘사되거나 모호하게 처리된 인물들도 있었다. 이런 모호함은 작가가 의도한 것처럼 보이는데 이야기의 몽환적인 분위기에 잘 어울리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