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에 물주기_일상, 기타

불완전한 추석

달콤한 쿠키 2014. 9. 8. 09:59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추석마다 그렇게 시작하는 문구로

지인들에게 어른들에게 친구들에게

인사를 전하곤 했는데,

올해 추석은

그 말 꺼내기가 참 어렵다.

 

누군가에겐 가장 외롭고

가장 불편하고

가장 불행한 추석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언제나 그런 분들은 우리 주변에 있었지만,

이번 추석은 특히 더 그렇다는 생각에

고기 몇 점, 나물 한 보시기 입에 넣는 것이

언감생심, 어림없는 호사처럼 느껴진다.

 

화가 나기 이전에

이해부터가 되질 않는 것이

애당초 약속이나 하지 않았다면

원래 저런 사람, 이렇게 치부하고 말았을 터,

언제든 찾아오라던 제 약속을,

제 입으로 한말을,

저렇게 씹지도 않고 먹어치울 수 있는지.

저렇게 애를 태우는 마음들을

저렇게 한결같은 무관심과 외면으로 일관할 수 있는지.

그 마음 속이,

그 머릿속이 궁금하다.

 

책임 추궁과 처벌 이전에,

물론 당연히 있어야겠지만,

그 이전에 「진실」을

과연 그 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길 바라는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대한국민들의 염원이

저 달에 닿길 바라며,

결국엔 마음 놓을 수 있게 되길

간절히 원해본다.

 

모두 잊지 않기를...

그들의 불행이

바로 우리 앞에도 닥칠 수 있다는 것을.

누군가의 억울한 죽음은

우리 자신의 슬픔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그것은 재난이 아닌

범죄였음을

꼭 기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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