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추석마다 그렇게 시작하는 문구로
지인들에게 어른들에게 친구들에게
인사를 전하곤 했는데,
올해 추석은
그 말 꺼내기가 참 어렵다.
누군가에겐 가장 외롭고
가장 불편하고
가장 불행한 추석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언제나 그런 분들은 우리 주변에 있었지만,
이번 추석은 특히 더 그렇다는 생각에
고기 몇 점, 나물 한 보시기 입에 넣는 것이
언감생심, 어림없는 호사처럼 느껴진다.
화가 나기 이전에
이해부터가 되질 않는 것이
애당초 약속이나 하지 않았다면
원래 저런 사람, 이렇게 치부하고 말았을 터,
언제든 찾아오라던 제 약속을,
제 입으로 한말을,
저렇게 씹지도 않고 먹어치울 수 있는지.
저렇게 애를 태우는 마음들을
저렇게 한결같은 무관심과 외면으로 일관할 수 있는지.
그 마음 속이,
그 머릿속이 궁금하다.
책임 추궁과 처벌 이전에,
물론 당연히 있어야겠지만,
그 이전에 「진실」을
과연 그 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길 바라는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대한국민들의 염원이
저 달에 닿길 바라며,
결국엔 마음 놓을 수 있게 되길
간절히 원해본다.
모두 잊지 않기를...
그들의 불행이
바로 우리 앞에도 닥칠 수 있다는 것을.
누군가의 억울한 죽음은
우리 자신의 슬픔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그것은 재난이 아닌
범죄였음을
꼭 기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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