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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라이트_Daglicht_2013-리뷰

달콤한 쿠키 2015. 2. 12. 18:17

 


데이라이트 (2014)

Daylight 
7.1
감독
디데릭 반 루이젠
출연
안젤라 쉬즈프, 페드야 반 휴엣, 모니크 반 드 벤, 데렉 드 린트
정보
스릴러 | 네덜란드 | 114 분 | 2014-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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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는 자폐증세를 보이는 ‘아론’을 홀로 키우며 가끔 홀어머니인 ‘아기스’를 방문하며 평범하게 살고 있는 변호사입니다. 이리스는 어느 날 우연히 자신에게 오빠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아들의 존재’가 무슨 엄청난 비밀인 양 행동하고 있는 엄마가 수상하죠. 이리스는 인터넷을 뒤져 가며 ‘레이’라는 이름의 오빠에 관한 정보를 찾던 중, 그가 수 년 전, 어떤 살인 사건에 연루되어 지금은 수감 중이라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직접 그를 찾아 나선 이리스는 제 아들과 마찬가지로 자폐증인 레이가 당시 누명을 쓴 것임을 확신하고 개인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사건의 내막을 캐내려고 하지만 누군가 자꾸 방해수를 둡니다. 그런 와중에 이리스는 과거의 사건에 최근 자신이 변호를 맡은 대부호 ‘벤숍’ 일가가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지만, 어디선가 모종의 위협이 들어오고 이리스는 위기에 처합니다.

 

네덜란드 산()인 이 영화는 스릴러라기 보다 드라마에 더 가깝습니다. 과거에 대한 힌트를 하나씩 흘려가며 과거의 사건에 연루된 용의자들을 수면 위로 드러내는 구성은 미스터리 장르가 즐겨 사용하는 방식의 답습이죠.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즐겁게 감상했습니다. 어둑하고 안으로 침잠된 분위기가 아주 좋았죠. 이 영화의 독특하게 우울한 느낌은 연출에서 왔다기보다, 이야기 자체에서 오는 감상 같아요.

 

느릿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는 서스펜스보다 이리스가 묻힌 진실을 밝혀내는 과정에 치중합니다. ‘과거의 범죄와 그 희생양’, ‘가족의 비밀등의 아이디어 자체에는 새로운 것은 별로 없습니다만 영화의 이야기는 꽤 재미있는 편이고 플롯은 잘 짜여 있으며, 음모와 비밀에서 파생되는 호기심과 주인공의 활약, 극적 긴장감을 벽돌처럼 차곡차곡 쌓아가는 이야기의 진행이 인상적이죠. 주도적인 소재는 아니지만 자폐증에 대한 이해도 많은 것 같았고, 그것을 플롯에 적극 활용하는 점도 좋았습니다. 독특한 결말엔 반전이 있긴 하지만 영화 자체는 그것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비밀을 밝히는 것이 영화의 목적이었으니까요. 영화의 클라이맥스에서 밝혀지는 의외의 진실을 모두 반전 취급한다면, 이 세상에 반전 영화아닌 영화가 어디 있겠습니까.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영화에 전반적으로 등장하는 플래시백입니다. 이 회상 장면들은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가에 대해 관객의 이해를 돕고 호기심을 부추기는 일종의 장치인데, 그것들의 주체가 모호합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그 장면들은 이리스는 알 턱이 없는 레이의 과거죠. 하지만 영화를 보고 있으면 그 과거 사실들을 이리스가 모두 이해하고 알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정해진 러닝 타임 안에 모든 이야기를 풀어내야 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라지만, 이리스가 할 일을 모두 플래시백으로 처리해 버리니 약간 안일하게 보이는 거죠. 너무 친절한 탓에 비약이 약간 심한 편입니다.

 

엔딩과 관련하여 궁금한 것이, 과거의 그 범죄에 과연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남는데, 영화는 그것까지는 보여주지 않습니다. 물론 모든 비밀은 관객들에게 공개되고 레이는 누명을 벗지만 약간 부족한 거죠. 요즘의 관객들은 죄인이 마땅한 죗값을 치르는 것을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법이니까요. 아마 세태 탓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