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쓰는 사람들이 쓴 에세이는 평소에 거들떠도 안 본다.
왜? 그 사람들 어떤 사람들인지 별로 안 궁금하다. 소설 쓰는 사람들은 소설을 매개로만 만나고 싶다. 그래야 한다는 게 내 주장이다. 독자로서의 내가 원하는 건 작가의 사생활이나 히스토리가 아닌 잘 지어낸 거짓말이다. 아무리 그래도 정말 좋아하는 작가들은 평전이고 자서전이고 출판되는 대로 사읽기는 한다.
그런 내가 이 책을 왜 읽었더라?
누가 추천해주기도 했고, 예전에 ≪꽃≫이란 소설집을 좋게 읽었던 기억도 있고 해서 도전했다.
나쁘지 않았다. 작가가 아닌 자연인으로서의 진솔한 모습이 좋았고 소설 쓰는 사람 특유의 자의식이랄까, 그런 게 없어서 다행이었다. 쓴 이의 잘난 척을 300쪽 넘게 읽는 건 거의 고문이다.
무엇보다 작가의 소설을 읽으며 상상했던 모습 그대로인 것 같아, 마치 잘 아는 누군가의 일기를 훔쳐보는 기분도 들었고, 어둡고 힘들고 고단하고, 내가 읽은 책은 그런 결이 두드러졌는데, 작가의 삶도 휘황찬란 삐까뻔쩍 잘난잘난, 이런 게 아니라서, 망가질 줄 아는 사람 같아서, 사는 거 다 비슷하구나, 이런 위안을 얻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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