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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결함_예소연-리뷰

열 개의 단편이 실려 있다. 언젠가 무슨 수상작 모음집에서 작가의 단편을 읽고 반했더랬다. 그래서 첫 소설집에 거는 기대가 컸다. 그래서 결과는 어땠을까. 전반적인 감상은 (몇 개의 작품들을 제외하고) 과연 이런 모양새의 작품들을 출판 시장에 내놓을 가치가 있는가, 였다. 일단 절반은 성공했다고 말하고 싶다. 열 개의 작품 중 네 편은 건졌다. 나머지 여섯 편은 엉망이다. 물론 이것은 개인적인 의견이다. 전체적으로 산만하고 난삽하다.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이끌기보다 작가 혼자 폭주하는 느낌이 많다. 작가가 기술적인 면에서 좀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감성으로만 쓰인 소설은 설득력을 얻지 못한다. 소설 작업은 감성과 더불어 이성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구체적이지 않고 설득력이 떨어지는 ..

꽃을 읽기_책 2025.06.30

소피아는 언제나 검은 옷을 입는다_파올로 코녜티-리뷰

삶은 곧잘 ‘여행’에 비유되곤 한다. 익숙한 생활 반경을 벗어난 타지에서 마주하게 되는 모든 것은 새롭다. 주변의 풍광도 사람들도, 특히 매일의 익숙한 일상이 ‘여행’이라는 피상이 덧씌워지면 색다른 것이 되는 경험이 되는 것은 놀랍다. 여행의 참맛을 최대한 누리기 위해 나는 홀로 떠나는 여행을 더 좋아한다. 시끌벅적, 사람들에게 이름 난 곳이 아니면 더 좋다. 고요하고 낯선, 평범의 관성이 방해받지 않는 공간에서 혼자 누리는 시간은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게 만든다. 감각은 예민해지고 상상력은 무한으로 나아간다. 잠깐 스칠 뿐인 사람들이 내게 남긴 흔적을 되새긴다. 낯선 곳에서 정작 나 자신은 스스로 물러서 무대의 조연이 된다. 스포트라이트의 바깥에서 주인공들의 삶을 살짝 엿보고 상상하며 다소 겸허해진다..

꽃을 읽기_책 2025.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