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소설 2

동네 공원_마르그리트 뒤라스-리뷰

❝그쪽 분이 무슨 일을 하시든, 지금 이렇게 살아가는 시간이 나중에는 그쪽 분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거예요. 그쪽 분은 황무지라고 말씀하시지만, 나중에 그쪽 분이 기억하실 지금이라는 시간은 눈부시도록 정밀하게 채워질 거예요. 그럴 수밖에 없을 거예요. 아직 시작되기 전인 거 같아도, 이미 시작되어 있거든요. 아직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거 같아도, 이미 뭔가 하고 있거든요. 답을 찾으러 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뒤를 돌아보니까, 와, 답이 내 뒤에 있는 거예요. (41쪽)❞ ❝사는 게 힘들다는 거, 저도 알거든요. 그만큼 즐겁다는 것도 알고요. (93쪽)❞ ❝저는 스무 살인데요. 제가 세상에서 무슨 짓을 한 걸까요. 일이 이렇게 되도록 말예요?❞ ❝그런 거 없어요. 그렇게 생각하지 마세요. 앞으로..

꽃을 읽기_책 2025.05.06

내 남편_모드 방튀라-리뷰

『나는 글을 쓴 적이 없으면서 글을 쓴다 믿었고 사랑한 적이 없으면서 사랑한다 믿었으며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그저 닫힌 문을 마주한 채 기다리기만 했다.』 소설 서두에 나오는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소설, ≪연인≫ 속 문장은 화자를 잘 보여주는, 상징적인 인용이다.  화자는 두 자녀를 둔, 결혼 15년 차의 주부다. 경제적으로도 전혀 문제가 없고 그녀 자신도 좋은 직업을 갖고 있다. 남편에게도 문제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 그저 바쁘고 정신없고, 익숙함에 매몰된 무관심을 보이다가 그런 와중에도 알맞은 순간에 사랑을 표현하는, 오히려 다정한 남자다. 그럼에도 화자는 매우 불행하다. 아니, 스스로 불행하다 느낀다.  화자는 남편의 사랑을 끊임없이 의심한다. 남편이 자신을 떠날까 두렵고 불안하다. 사소한 행동에..

꽃을 읽기_책 2024.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