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라’는 웨이트리스로 일하면서 배우에 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젊은 아가씨입니다. 광고나 배우를 모집하는 오디션에 빠짐없이 응모를 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말아 의기소침해 있는 상태입니다. 활달하거나 호방한 성격이 아닌 세라는 현실에 대한 불만과 미래에 대한 불안을 속으로 꾹꾹 눌러가며 인내하는 스타일입니다. 비슷한 미래를 꿈꾸는 친구들이 곁에 있지만 그들과 잘 섞이는 것 같지도 않고요.
그러던 어느 날, 새라는 어느 유명한 영화사에서 곧 제작에 들어가려는 공포 영화의 여주인공 오디션에 응하는데, 잘 해내지 못했다는 생각에 화장실에서 거의 자학에 가까운 자책을 하다가 한 심사위원의 눈에 들게 됩니다. 분노를 터뜨리는 솔직한 모습이 눈에 들었다나요. 드디어 최고참 프로듀서의 면접을 앞두게 된 새라. 하지만 오디션이 거듭될수록 그 영화사 사람들은 어딘가 수상쩍게 보입니다.
호러 영화로서 이 영화는 절반은 합니다. 노골적인 호러 장르의 영화를 기대했던 관객들에게는 다소 지루한 영화가 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 영화는 단시간에 화라락 타오르는 번개탄이 아닌, 천천히 타들어가는 연탄불 같은 영화예요.
이 영화가 잘 하고 있는 것은 호러를 다루는 방식입니다. 이 영화는 호러 장르를 표방하면서 그 장르를 그다지 의식하고 있지 않거든요. ‘새라’라는 주인공을 보여주면서 시작한 영화는 새라의 현실적인 상황, 그 주변의 인물들, 그들과의 관계를 통해 관객들이 ‘새러’라는 인물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만들어줍니다. 너무도 간절히 원하지만 꿈을 이루지 못하는 새라의 꿈과 그 안타까움에 공감하게 되면서 관객들은 새라 자신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럼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에 완전히 빠져들게 되고요. 이 영화는 호러 영화라기보다 호러의 요소를 넣은 드라마 장르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호러 영화로서 그저 그렇다는 말은 아닙니다. 클라이맥스에 배치된 호러 장면들은 짧지만 무척 강렬하죠. 무자비한 살인 행위엔 새라의 모든 분노와 열등감, 질투와 소외감이 엿보입니다. 희생자들의 캐릭터도 잘 살아있는 편이라 그 죽음들은 무척 강한 여운을 남깁니다.
한 가지 개운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 영화에 등장하는 사악한 집단의 정체를 너무 모호하게 보여줬다는 겁니다. 단순한 이교도들인지, 아니면 진짜 악마들인지, 아니면 좀비나 뱀파이어들인지, 그리고 그들이 새라에게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영화는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어요. 지금으로선 그냥 모호한 ‘악의 축’일 뿐이죠.
결국 새라는 과연 꿈을 이뤘을까요. 희생이 컸으니 그랬으면 좋겠지만 그건 모를 일이죠.
사족.
재작년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BiFan)에서 소개됐을 당시의 번역 제목은 <파멸의 눈동자>였습니다. 정식 극장 개봉을 앞두고 제목을 바꾼 모양인데, 노골적인 <오디션>이란 제목보다 <파멸의 눈동자>라는 제목이 더 좋다고 생각해요. 훨씬 비밀스럽고 의미심장하게 들리죠.
이 영화의 정보는 아래로...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Main.do?movieId=84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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