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보기_영화

브로큰_Broken_2012-리뷰

달콤한 쿠키 2013. 9. 3. 00:33

 


브로큰 (2013)

Broken 
8.7
감독
루퍼스 노리스
출연
킬리언 머피, 팀 로스, 엘로이스 로렌스, 빌 밀러, 리노 파시오리
정보
드라마 | 영국 | 90 분 | 2013-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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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1. 변호사인 아치는 어린 남매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아내는 오래 전, 바람이 나서 집을 나간 상태고요. 집안일과 아이들 양육을 담당한 고용인인 카샤와 애정을 교환하지만 한 집에 있는 아이들 눈치가 보이죠. 하지만 무엇보다 카샤에겐 약혼자가 있어요. 게다가 그 약혼자인 키에넌 선생님은 아이들의 학교 선생님이기도 하고요.

 

가족 2. 아치의 이웃인 릭은 정신적으로 약간 불안합니다. 그 부모(특히 엄마)는 아들에 대한 태도가 과잉되어 있어요. 그리고 그것은 때때로 릭의 불안정한 신경을 자극합니다.

 

가족 3. 또 다른 이웃인 오스왈드는 홀로 세 딸들을 키우고 있어요. 아직 죽은 아내가 남긴 슬픔과 충격을 헤어나지 못한 상태고, 더 나쁜 건 그 딸들이 모두 모범적인 아이들이 아니라는 거예요.

 

 

 

이 영화엔 많은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영화는 대부분, 아치의 딸인 스컹크의 관점을 빌어 진행되긴 하지만, 인물들 모두가 주인공이라고 할 만큼 각자의 이야기도 풍부합니다. 캐릭터들의 사연들을 저마다 제대로 다룬다면, 아마도 장편 영화 몇 편은 충분히 뽑아낼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영화는 그 모든 사연들을 모두 한 영화에 (효과적으로) 우겨넣습니다.

 

영국의 좁은 주택가를 배경으로 그들의 소소한 일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자신들의 식구들과 이웃들과 서로 얽히면서 절정으로 치달아요. 미니 플롯의 이야기로 시작했다가 전형적인 아크 플롯(Arch Plot)으로 진행하는 (보기 드문) 구성의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그 모든 캐릭터들이 모두 생생하게 살아있다는 겁니다. 작은 배역부터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스컹크라는 인물까지 어느 하나 치우침이 없어요.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을 수도 있겠지만, ‘드라마 트루기’라는 더 큰 맥락에서 본다면, 이야기 안에서 인물들을 다루는 스킬과 관련이 있는 것 같아요. 기술적으로 이 영화의 완성도는 캐릭터를 보여주는 방식에 전적으로 좌우된 것 같이 보여요. 인물들의 평범한 일상으로 시작해서 그것을 복선 삼아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방법이나, 그들의 감정을 차곡차곡 쌓으며 긴장을 만들다가 클라이맥스를 터뜨리는 방법 등, 모두 이야기 예술에 관한 교과서들 안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는 것들이니까요.

 

 

 

하지만 캐릭터들의 모든 사연들은 하나의 테마로 연결되지는 못합니다. 영화적인 메시지는 충분하지만 말이죠. 하지만 그것이 이 영화의 단점이라는 말은 아니에요. 이 영화를 접한 관객들은 모두의 캐릭터에게 감정이입이 가능할 테지만, 특히 한 캐릭터에게 꽂히게 될 것이고, 그 캐릭터가 누구이든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들었을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그게 사랑의 기쁨이든, 이별의 아픔이든, 인간관계의 소중함이든, 삶의 책임이든, 거짓에 대한 경고이든, 지나친 두려움이 빚어낸 폭력에 대한 고발이든, 아름다운 성장통이든 말이죠.

 

 

 

비단 그런 영화적인 목소리를 듣지 못한 관객이더라도, 이 영화가 제공하는 거울 같은 느낌만으로 이 영화는 시간을 내어 볼 가치가 충분합니다. 어느 누구도 이 영화가 우리 앞에 들이대는 거울을 피해갈 수 없을 테니까요. 그들은 곧 우리 자신의 모습이고 우리 이웃들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결국 삶이란, 이 영화가 보여주는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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